때는 바야흐로 봄날의 기운이 물씬 흐르는 4월 둘째 주 토요일이었습니다.
코로나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날이지만 우리는 산에 가기로 했습니다.
늘 만나는 모임이지만 이 번에는 다릅니다.
비장합니다. 설마하기는 하지만 혹시라도 하는 두려움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는 세상을 뒤덮은 공포에도 불구하고 만나려는 갈망이 깊었습니다.
멀리 가지는 못했습니다.
여느 때처럼은 아니어도 적어도 만난 흉내, 같이 있었다는 모양새라도 갖기 위하여 아주 가까운 곳에서 길지 않게 하였습니다.
바로 늘 눈 앞에 보고 살지만 잘 가지지 않는 남산입니다.
경주 남산아닌 서울 남산입니다.
역사적으로 남산은 경주에도, 홍천에도 있고, 여러 곳에 있습니다.
아주 흔하면서 가까운 지명입니다.
회비를 걷어야지요.
산악회 총무 신이현이 각 2만 원을 받습니다.
그런데 회비와 초코파이를 줍니다.
초코파이가 무지 고마워집니다.
세심한 배려가 고맙습니다.
이 친구 눈이 검네요.
틱 밑은 하얐군요.
요즘 지구인은 턱 밑이 하얐습니다.
원래는 살 색이었는데 하얀 색으로 변하였습니다.
아, 이빨은 노란 색이냐고요?
금 값이 오를 줄 알고 미리 사놓고, 보관하는 중이랍니다.
선견지명이 있어요.
남산 올라가는 길에 서울로 7017입니다.
저 길 따라 걸어보았는데 흥미로운 구석이 많아요.
한 번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걷습니다.
이야기합니다.
둘러봅니다.
같이 친구와 걸어서 어디론가 간다는 것은 휙~하며 탈 것이 실려 가는 것과는 다릅니다.
땅을 느끼고 바람을 느끼고 마음을 느끼는 시간이고 여정입니다.
흰머리의 민병욱 산악회장님,
늘 자리를 만드느라 노심초사해서 인지 머리가, 머리카락이 휘황하게 빛나 졌습니다.
좋은 구상을 하려다 보니 머리도 보기 좋게 하얘졌습니다.
늘 고맙지요~
찍어도 찍어도 아직은 사진 찍는 시간이 좋습니다.
늘 즐겁게 같이 찍고, 찍은 사진이 만족스러워졌으면 합니다.
사진 찍기를 꺼려하기보다는 이제라도 찍은 사진이 훗날 좋은 기억 거리가 될 거라며
언제나 기대하면 사진을 찍기를 기원해봅니다.
그래, 그때 코로나 때문에 어수선했어도 그때가 좋았을 때지~라고 하면서 저 사진을 다시 봅니다.
이 후기를 불과 한 달만에 쓰지만 벌써 새삼스럽지 않나요?
벚꽃은 만발하고
여심은 소녀처럼
남산은 활기차지만
묶여있는 운동기구가 안쓰럽기만 합니다.
으메~ 오래간만에 오르니 남산도 제법이네
언제 적 남산이여~
궁민핵교 어린이날 때 와보고 오래간만이네~
팔각정에 빙 둘러앉아 한 숨 쉽니다.
사진 부스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기념사진을 찍나 봅니다.
아버지 무릎에 얹힌 채로 부자가 사진을 찍습니다.
보이지 않는 저 두 사람의 행복한 표정이 보이는 듯합니다.
자, 아들아 ㅡ 웃어봐~
자물쇠,
무엇을 저렇게 잠갔을까요?
저렇게 잠긴 사연들, 인연들이 풀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잠그자, 꼭꼭 잠그자. 절대 풀리지 말자.
그래서 열쇠는 절대 근처에 없습니다.
예쁘죠~
노란 개나리에 우중충한 도시
저 도시의 우울함도 사라질 날이 있을 거예요
아, 저 녀석 멋져 부려~
한창때는 한 가닥 하던 놈이여~
아, 근디 폼 잡는데 뒤에서 뭔 짓 인감~
좀 진중하게 살아라~
어째 사는 게 늘 장난이냐~
아 저 말입니까?
뒤에 볼넓은 신발이 보이네.
그렇게 꽃비가 남산을 가득 채우며 내렸습니다.
밥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그러더니 남산 밑의 어느 유명한 반얀트리 클럽으로 갑니다.
음식이 꽤 고급이고 비싼 곳이랍니다.
그래서 거기서 먹는 줄 알았습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라고 했지요.
그런데 아니랍니다.
그러더니 남산 신라호텔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신라호텔에서 먹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또 지나갑니다.
우주선같이 생긴 장충체육관도 지나갑니다.
오늘 우리의 마무리는 이 곳에서 합니다.
텔레비전에도 여러 번 나온 곳이랍니다.
맛있어요. 좋았습니다. 조옥당이라고 합니다.
보기 힘들고 맛보기 힘든 음식이 아니라 언제나 원하면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메뉴입니다.
마치 우리가 보고자 할 때 보는 친구인 것처럼 마무리도 편하게
막걸리, 소주에 잘 놀자고 건배하며 봄 날을 마무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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