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 정치를 종교로 만든 사람들
저자 : 강준만
“열정적 참여가 지나쳐 정치를 종교로까지 만든 사람들이 일반 대중에 비해 정의롭고 선진적인 비전을 가진 집단이라 할지라도, 이들이 대표성을 전혀 갖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 전반을 주도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과격파가 과잉 대표되고 중도파가 과소 대표되는 메커니즘은 의제설정의 왜곡을 가져오게 마련이다. 국민 관점에서 더 중요한 문제는 자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로 이상의 실현과 관련되어 피를 끊게 만드는 이슈가 더 부각된다.” 내가 이 책을 잡게 한 제목이기도 하다. 강준만은 전반적으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 (노빠)’에 대하여 상당히 비판적이다. 나도 노무현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고 보는 편이다. 그는 자기 편이 아닌 사람과의 대결을 극대화시킴으로서 자신을 드러낸 사람이라고 본다. 그래서 그의 집권시기에는 좌파와 우파를 막론하고 지지를 받지 못했다. 그에게는 오로지 노빠만 보였다.
“진중권의 글이 매우 날카롭고 재치있는 언어 구사력이 탁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호남 비노의원들을 쓰레기로 보는 네티즌들은 그에게 열광하고, 이런 시장 논리에 충실한 언론이 앞다퉈 그의 트위터를 기사로 내보내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 반대편에 한없이 가혹하고 자기 편에 한없이 너그러운 이런 이중성은 당파성을 가진 사람들 누구에게나 다 있는 것이지만, 진중권은 종교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그 정도가 심하다. 그가 강조하는 상식과 합리성, 진보적 가치는 당파성의 하위 개념일뿐 보편적인게 아니다. 이런 경우 네티즌들이 열광할 만한 날카로움을 드러내기 위한 그의 극단적 언어 선택은 종교 행위에 가깝다.” 나도 늘 그가 궁금했다. 한국의 거의 모든 이슈에 그가 나온다. 그럴 만한 지식이 있는 지도 궁금하지만, 때로는 왜 그가 나왔는지 의아할 정도일 때도 있다. 어쨌든 나는 김어준이나 진중권 식의 극단적이고 사람의 인성을 무시하는 단어를 내뱉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말들은 짜릿하기는 하지만 뒤끝이 있다.
“문제는 야당이 전라도당이라는 평가가 아니라 그런 평가에 어울리지 않게 전라도당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새누리당은 경상도당으로서 당당하게 경상도의 이익을 챙기지만, 야당은 전라도당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전라도의 이익을 챙기는 걸 꺼리거나 두려워한다. 물론 경상도의 전라도의 힘의 격차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지만, 과연 호남인들이 어떤 현상에 대해 더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맞다. 지금 한국은 경상도당과 전라도당이 있다. 충청도와 강원도는 자기 목소리가 없지만, 늘 양당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걸 마치 없는 것처럼 한다. 있는 건 있다하고 발전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런데 ‘진보는 호남 차별을 먹고 산다’.
한국의 정치에 관심이 남들보다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을 수는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들이 여러 개 풀리고, ‘강준만’이라는 사람의 의견이 나하고 매우 비슷하다는 걸 알았다. 일단 정치판에서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같이 싫어한다는 점에서 많이 공감했다. 앞으로 이 사람의 책을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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