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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일보) 품질이 지나치게 높아도 경쟁우위가 없다

해외시장에서 경쟁우위 확보(1)

무역을 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1위를 한다는 것은 쉬울까, 어려울까?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 그건 순전히 자기가 자기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달려있다. 1등이라는 숫자가 절대인 것 같지만 상대적인 의미에서 숫자이다.

학생의 예를 든다면 8명인 분단에서 1등인지, 40명인 반에서 1등인지, 500명인 학년에서 1등인지에 따라 1이란 숫자의 의미가 달라진다. 세계 1등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잭 웰치가 GE의 회장이 되고나서 구조조정을 하면 '세계 1등 부문이 아니면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막상 보고서를 보니 세계1등이 아닌 부분이 없었다. 즉 사업부문을 협소하게 정의를 내리면서 어떤 부분이든지 1등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고 자기 사업분야는 폐쇄하지 않아야 한다고 보고를 했다고 한다.

경쟁우위라는 것도 그렇다. 사전적 의미에서 “경쟁자와 비교하여 우월한 성과를 갖도록 기업이 개발한 독특한 위치(두산백과)”이다. 그럼 누가 경쟁자일까? 어떤 면에서 경쟁을 말하는 것일까? 이 두가지 질문에 대한 정의부터 해야 비로소 우리 기업의 경쟁우위여부를 말할 수있다.

국내 마케팅에서 경쟁우위를 말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국처럼 매우 동질한 시장에서는 사업을 시작하며 이미 시장에서 자기의 위치가 자리 매김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우위를 말하기가 쉽지 않다.

다음은 우리의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갖기 위한 주요 속성이 무엇인 지를 설문 조사했을 때의 대답이었다.

표


과거 우리의 주된 경쟁력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낮은 가격을 무기로 해외에 진출하던 때에 비하면, 최근 우리의 경쟁력 원천 중 가격의 비중이 많이 낮아졌음을 보여준다. 이제는 한국의 중소기업 중 단지 14.7%만이 가격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의 요소로 파악하고, 나머지는 다른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중국이 개방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 경제의 위기론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값이 저렴한 중국에 치이고, 품질이 좋은 일본에 치여서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을 방도를 찾기 어려워 한국 경제에 위기가 온다고 했었다. '샌드위치론'이다.

그런데 사정은 전혀 반대 방향으로 흘러갔다. 중국이 개방되었지만 한국 경제는 오히려 더 잘나갔다. 중국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중간재를 공급하는 대중국 수출이 늘어난 점도 있다. 그리고 더불어 가격도 일본에 비하여 저렴하면 중국에 비하여 품질이 월등한 한국산 제품의 특성을 인정받아 해외 수출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역 샌드위치론'도 나왔다.

이처럼 경쟁우위는 최고의 품질이거나, 최저의 가격이 아닌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품질의 제품으로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이상의 최고의 품질만을 고집하다 생산성과 높은 가격 때문에 쇠퇴한 예가 바로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다. 지나치게 고품질을 유지하다 보면 반도체의 생산성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한국의 반도체업체들에게 뒤졌다. 한국은 상황에 맞게 제품의 품질과 생산성을 조절한 결과이다.

일본의 이러한 지나친 과잉품질로 인한 비효율적인 에피소드는 도로건설이다. 일본의 도로를 포장공사하는데 수평을 정밀하게 맞추기 위하여 노력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적당히한다.

사실 수많은 차들이 다니는 데 길거리의 수평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적당히 할 때는 적당히 해도 된다. 한국은 이처럼 적당히 하면서 소비자들의 수요와 지불 능력에 맞추어갔고, 일본은 그렇지 못하여 제조업의 위기를 겪었다.

실제로 장사하다보면
앞으로 내가 해외 시장에서 수출해볼 만한 제품들을 고민하고 있다. 하나는 산업재로 볼 수 있는 의료용 소모품이고, 다른 몇 개는 소비재이다. 그 중에서 의료용 소모품은 건설용품으로 쓸 수 있는 용도로 개발되어 있는 반면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장벽이 높고,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할 수 있다.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소재에 대한 특성도 있고 특허도 있어 수요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제품의 특성은 명확한 장점이 있다. 반면에 소비재는 난방용품과 자개 선물용품 등 몇 개를 고민하고 있다. 

자개용품은 한국적인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특징이 있지만, 서양에서는 한국.중국.일본 공예품의 차이를 구별시키기가 어려운 점이 많다. 서양사람들이 보기에는 그게 그거 같고, 잘 모르겠으면 대충 중국 아니면 일본 제품으로 치부되버리기 때문이다.

자개 용품

다행히 요즘 아시아에서 부는 한류문화가 상당한 도움이 되기는 할 것이다. 지나치게 한국적이면서도 한.중.일등 아시아적인 가치를 벗어나야 제대로 팔 수 있는 제품이다. 그러자면 제조업체와의 상당한 교감이 필요하다.

물론 어느 제품이나 경쟁이 없는 제품은 없다. 둘 다 해외시장에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다. 어느 제품을 하던 간에 나로서는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시장을 찾아내거나, 목표 시장에 맞게 경쟁우위를 만들어내야 비로서 시작할 수 있는 입장이다. 일단 의료용 소모품은 내가 그동안 거래해왔던 북유럽과 카나다를 중심으로 해볼려고 한다. 난방용품을 한다면 북유럽 역시 상당한 장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자개용품은 무엇을 가장 강조해야할 경쟁우위인지 아직도 고민이다. 그리고 세 가지 제품 모두 다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통용될 만한 경쟁우위를 갖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결국 Locally Globalization (한국적 특성으로 세계에 진출한다)이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출처 :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16/11/2016111630877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