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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역] 남북마케팅도 준비하자

남북마케팅도 준비하자

 


 

1. 국내마케팅, 국제 마케팅과 남북마케팅의 정의

국내마케팅은 남한의 기업이 남한 시장에서 남한 국민을 상대로 하는 마케팅이다. 국제마케팅은 기업이 마케팅을 국제적으로 하는 것이다. 남북마케팅은 남한 또는 북한의 기업이 북한 또는 남한의 상대 지역에서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한반도내에서 수출입하는 일체의 행위이다. 남북마케팅이 실시된 적은 거의 없었다. 고작해야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의 재고떨이 행사였다. 이는 장기적 비전과 실행 계획을 가지고 실시하는 마케팅이라기 보다, 단기적 실적을 위한 판매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그나마 남북마케팅의 시초라할 만한 것은 백두산생수를 남한에서 판매하는 것인데, 이 것은 실제로 북한의 백두산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 아닌 중국지역의 백두산에서 생산된 생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마케팅이 아닌 통일염원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시장, 국제시장 그리고 북한시장은 우선 시장의 성격 자체가 매우 다르다. 한국이야 서울이든, 부산이든, 광주든 다 한국말로 하고, 한국의 문화가 있어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미국 시장은 분명 한국과는 다르다. 일단 경제 발전의 단계가 다르다. 우리는 제조업 위주라면 미국은 서비스업이나 유통업위주의 경제구조이다. 게다가 미국은 남쪽끝은 언제나 더운 날씨이지만 북쪽은 4계절이 있고, 겨울은 매우 춥다. 기후가 다르면 팔리는 물건의 당연히 달라야 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는 적도의 나라에서 난방장치를 쓸 필요가 없고, 더운 나라에서는 난방장치가 확실해야 한다. 옷도 적도 나라는 티셔츠 한 장이면 1년을 지낼 수있지만, 한국은 봄여름가을겨울에 맞춰 옷을 입어야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10나라면 10나라 다 우리나라하고 비슷한 게 별로 없다. 그래서 물건을 만드는 것도 달라야 하지만 파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 그래서 국내 마케팅은 그냥 마케팅이라 하고 해외 시장에서 하는 마케팅하는 건 국제 마케팅이라고 한다. 남한시장과 북한 시장은 또 엄연히 다르다. 말이 같기는 하지만 정치체제나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말이 다르면 의미도 다르듯이 남북마케팅은 국내 마케팅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 왜냐하면 북한시장은 국내시장이나 해외시장과 전혀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는 고유의 정치체계, 문화체계, 정치체계, 경제 발전의 수준이 다르다. 글로벌시대라고 하여 시장과 생산의 세계화가 진행되는 이 시점에서도 여전히 많은 차이들이 깊이 남아있다. 그러한 차이 때문에 해외 시장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은 국가마다 각각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 미국에서 제품을 마케팅하는 것과 러시아에서 마케팅하는 것은 분명 다른 방식을 필요로 하고, 독일에서 성공적인 기업 전략이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차이점 때문에 수출기업의 담당자들은 국내 기업의 마케터들이 전혀 경험하거나 상상하지도 못한 문제점들을 만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수출기업들은 한국 돈을 미국 달러나 유로화등 외국 돈으로 환전해야 한다. 환율은 경제 상황은 물론이고 정치 경제등의 상황에 따라 불규칙하고 예측불가능하게 시시때때로 변하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외환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적어도 4가지 이유로 국내 마케터와는 판이하게 다른 마케팅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1) 나라들이 매우 다르고, 2) 해외 시장 진출은 국내 마케팅보다는 훨씬 다양하며, 복잡하고, 3) 시장은 나라마다 정부의 정책이 다르고 시장에 간섭하는 정도가 다름을 알아야 하고, 4) 외환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차이점들이 어디서 오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를 알아야 한다.

 

 

2. 남북마케팅과 정치경제 체제

한 나라의 정치체제는 경제적, 법적 체제를 규정한다. 따라서 그 나라를 이해하기 위하여는 경제적 체제를 공부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정치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나라의 정치.경제 및 법률 체계는 그 국가에서의 장단기적 이득과 비용, 위험도등에 영향을 준다. 어떤 면에서 보든 간에 민주주의 정치 제도, 시장 기반 경제하에서 재산권을 철저하게 보호하는 청렴한 체계를 갖춘 나라는 그렇지 못한 나라보다 사업하기 더 쉽고 이익을 낼 수있다. 그만큼 국가가 사업의 기회와 성과를 박탈할 수 있는 위험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모두 자신의 헌신적이고 혁신적인 노력으로부터 이득을 가질 권리를 가져야 한다. 강한 재산권 보호가 없으면 기업과 개인은 타인의 불법적인 행위나 국가의 무력에 의해 혁신적 노력에 의한 정당한 대가를 뺏길 염려가 생긴다. 중남미에서 가장 불안정하고 경제 발전이 뒤진 하이티(Haiti)의 경우 개인이 법적으로 토지를 소유하기 위하여는 176개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기간도 16년이 넘게 걸린다. 은행은 농지와 같은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해주지 않는다. 그 소유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페루의 경제학자인 Hernando de Soto는 재산권을 분명히 정의하고, 개인의 소유를 보호하지 않으면 자본주의의 잇점을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증명하듯 중국도 재산권 보호를 위한 진보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처럼 경제와 정치는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기본적으로는 정치가 경제를 관장한다. 그래서 정치경제라는 말이 있다. 그럼 어떤 정치경제체제가 재산권에 대한 확실한 보호와 성공적인 시장 경제를 만들까? 현대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사는 사람들은 보통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 강한 사적 재산권 보호, 경제적 진보를 연결하는 편이다. 그러나 2차대전이후 가장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룬 5개국인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그리고 중국의 경제성장의 핵심에 비민주적 정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던 중남미와 동남아의 여러나라, 그리고 인도와 같은 국가들은 오랫동안 느린 경제성장을 하거나 오히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후퇴한 사례도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항상 같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자본주의의 발전이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끈다고 보는 편이 보편성이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북한은 마케팅을 할 만한 정치체제를 갖추었을까? 남한은 사유재산을 보장하고, 개개인의 경제활동의 자유와 경쟁에 의한 분배를 추구하는 시장경제체제이다. 식민지 수탈과 6·25 전쟁을 겪은 남한 경제는 1960초반 세계 최빈국 수준이었지만, 이후 추진된 경제성장정책으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반면에 북한은 생산 수단을 국가가 소유하고, 모든 것이 국가의 계획에 의해 운영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다른 동구권 국가들이 체제를 개방하고 변화하는 상황에서도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집하며 외국과의 교역에 폐쇄적이어서 세계화 시대에 많이 뒤쳐져 있다. 북한은 계획경제로 인한 비효율이 누적되면서 경제적으로 매우 낙후된 상황에 놓여있다. 궁핍한 북한에서는 생산되는 상품의 절대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마케팅을 할 필요도 없다. 만들지 못해서 못파니 오작품이든 불합격품이든 상점에 내보내고, 또 사는 사람도 지속적으로 구매한다는 보장이 없으니 품질을 굳이 높이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그러다보니 북한에는 마케팅이라는 용어자체가 없다. 시장경제원칙따라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할지라도 팔지 못하면 끝인 남한경제에서 마케팅을 중시하는 것과 차이가 많다. 이러한 차이를 모르고 사전에 준비하지 않는다면 향후 대북교역 기업의 대북 수출 담당자는 같은 민족, 같은 언어, 같은 땅에서 사는 북한이라고 쉽게 달려들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남북마케팅을 실시하기 전에 검토해야 할 양 측의 마케팅 환경의 차이를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1) 시장환경의 차이 : 복수의 상이한 환경

(경제발전단계, 문화적, 사회적, 법률적)

2) 통화의 차이 : 환율, 환 위험 관리, 양측 결제수단의 부재 (남북지역에서 영업하는 은행의 부재 등)

3) 정부정책의 차이 :

외국기업에 대한 정책, 정치적 위험, 관세 및 비관세 장벽,

투자지분 제한, 영업 활동 지역 및 방법의 제한 등

 

3. 남북마케팅의 준비

마켓팅 천재가 된 맥스를 읽어보면, 그는 세계 최초로 바퀴라는 대단히 혁신적인 물건을 발명하지만, 판매가 되지 않아 고민을 하다가 오러클을 찾아가 문의한다. 그러자 괴짜 영감인 오러클의 대답은 간단하다. “세상에 바퀴를 원하는 사람은 없소. 다시 말해 당신은 세상이 원하지 않는 물건을 개발했다, 이 말이오”. 내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데스크 탑 컴퓨터, 노트북 컴퓨터, 디지털 카메라...등등은 내가 철이 들기 전까지만 하여도 알지도 못하던 제품들이다. 그런데 이제 나는 그런 것들이 없으면 생활자체가 불가능하다. 생활 필수품으로 아주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나는 유럽에 발가락 양말을 팔고있다. 그 들은 발가락 양말을 원하지 않았었지만, 난 그들에게 팔고있다. 그 들이 태어날 적부터 발가락 양말을 필요로 하지는 않았다. 아니 우리 양말을 보기 전인 5년전까지만 하여도 발가락 양말은 알지도 못하였다. 그런데 그들에게 편안함, 패션, 재미로 접근하니 꽤 팔리고 있다. 그런데 북한 사람들은 발가락 양말을 신고 있을지 궁금하다.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내가 지금 북한에 발가락 양말을 들고 간다면 맥스와 같은 사람이 된다. 분명 필요하고, 써보면 좋은 줄은 알지만 북한 사람들에게 내 양말을 신으라고 설득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남북마케팅의 시대에 기업들은 중국 개방 초기 남한 기업들이 13억명에게 하나만 팔아도 13억개라고 하면 무작정 중국시장에 진출했다가 대다수가 코피터지고 나왔다. 북한은 더욱 난감하고 변수가 많은 시장이다. 조만간 열리리라고 기대하지만 함부로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북한 시장에 진출하여 마케팅을 하기 전에 최소한 다음과 같은 준비를 해야 한다.

 

| 내부의 인적 물적 자원의 역량을 파악한다

| 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파악한다

| 우연성과 적응성을 중요시해야 한다

| 남북마케팅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1) 내부의 자원을 파악한다.

일단은 나 자신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왜 남북교역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지에 대한 목적을 파악하면 어떤 방법으로 북한 시장에 나갈지, 어느 정도의 자금과 인력을 쓸 수 있는 지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 개척은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것보다 많은 자원이 들어간다. 최소한 북한 내부에서 남한의 우리 기업과 소통할 수 있는 인력이 있어야 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자금의 정도는 파악해두어야 한다. 자금력이 풍부해도 북한 텔레비전 광고는 엄두도 못낸다. 그렇지 전혀 마케팅을 못하게 하지는 않는다. 장마당 경제가 돌아가는 것은 미미하나마 북한에도 마케팅은 있다. 하다못해 공산당 관료나 장마당 전주와 상당한 액수의 거래를 해야 일이 생길 수도 있다.

 

2) 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파악한다.

내가 아는 선배 한 사람은 오래 전에 이라크에 자동차 부품을 보냈다가 미국에서 봉쇄령을 내리는 바람에 한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중남미의 여러 나라는 외환위기를 우리보다 자주 겪는다. 때로는 관세를 갑자기 2배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정치적 환경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의 정도나 이자율등 경제적 환경, 신 제품을 보냈을 경우 복제품이 나올 수 있는 정도등 기술적 환경,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경쟁자의 유무 및 경쟁의 정도, 외국 제품의 수입에 대한 장벽의 유무나 자사 제품의 수입 승인제도등 법률적 환경등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특히 해당국에서 수입승인을 받아야 하는 전기안전제품이나 식음료등은 어느 나라나 매우 까다로운 검사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면 시작도 못하고 자금과 인력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물며 1940년 이래로 폐쇄되었던 북한이 시장을 개방한다고 해서 모든 나라에서 당장 북한의 경제제재를 풀지는 않는다. 또 하나의 커다란 위험은 북한을 대하는 남한 정치상황의 변화도 매번 정권때마다 바뀌었다. 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시장이 바로 북한이다.

 

3) 우연성과 적응성을 중요시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회사는 삼성이나 애플에서 마케팅 전략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또한 연개소문이나 이순신처럼 수많은 병졸을 지휘하면서 전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장군이아니라, 어쩌다가 그런 전장의 맨 앞에서 초라한 단검하나 들고 있는 소대장일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의 스마트 폰 시장을 삼성과 애플이 좌지우지하면 싸우는 동안 수많은 산업이 사라져갔다. 노키아로 대변되는 핸드 폰이, 닌텐도로 대변되는 콘솔 게임기 시장이, 아이리버로 대변되던 MP3시장이 한 방에 날라갔다. 그 회사들이 작거나 미래에 대한 대처를 게을리 해서이거나, 무식해서 어려워진 것이 아니다.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했겠지만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 폰이 갑자기 저렇게 시장을 지배할 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큰 회사들은 항공모함처럼 큰 태풍에 영향을 받거나 헤쳐나갈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태풍은 둘 째치고 대기업들이 만들어내는 파도에도 휘말려 침몰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사항을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보다는 닥쳐온 변화에 빨리, 잘 적응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미미한 바람이 세상을 바꿀 수있다. 특히 북한은 동북아 4개국의 흐름이 민감하게 작용한다. 어디서 어떤 바람이 나의 사업 방향을 바꿀지 알 수가 없다. 세상을 바꿀 수 없으니 적응이라도 잘 하도록 늘 준비해야 한다.

 

4) 남북마케팅 전략수립

남한기업과 북한 기업의 교류, 시장의 교환, 생산 수단의 상호 이용등은 이제까지 나왔던 어느 마케팅 교과서나 실전 서적에도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남한 기업이 북한 제품을 미국에 FTA인증을 받아 수출할 수있다. 또는 북한기업이 남한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도 있다. 남북한은 같은 나라인 듯 다른 나라처럼 관세는 매기지 않으면서, 반출입 통관과 검역을 해야 하는 통관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다. 앞으로 남북교역이 진행되더라도 실제 남북마케팅이 진행되기에는 혼돈이 지속된다. 그런 와중에 상당한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 시대에 대비하여 남북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기업은 다음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 북한 시장과 마케팅환경에 적응 전략 - 고객, 경쟁자, 정부 등

둘째, 북한 시장에 대한 제품 적응전략 가격, 품질, 디자인, 제품기술, 핵심기능

셋째, 변수가 많은 북한 정치. 경제. 구산 환경에 대한 적응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