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역환경

전 세계의 사건은 나의 사건이다

그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3일(현지 시각) 연준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위원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0.75~1.00%로 유지됐다.
시장에서는 한 차례 금리를 올렸던 지난 3월 이후 경제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동결이 예측됐었다.
그러나 연준은 최근의 성장률 부진을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세일보, 2017.5.4.)

 

 

나의 오지랖이 그리 넓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코트라에 들어가면서부터, 그리고 내 장사를 하면서 도대체 세계의 웬만한 일이 나하고 연관 없는 일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일본 총리가 엔화를 올리면 올리는 대로 엔화를 내리면 내리는 대로 그건 바로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엔/원화의 환율이야 그렇다고 치자. 바다멀리 떨어져 있는 유럽의 그리스가 파산상태에 빠진다고 하면 그건 또 원/유로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환율이야말로 해외 마케팅에서 가장 확실하면서도 예측이 불가능하고 변화무쌍하다. 그러면서도 이익률을 산정할 때는 내가 책정해놓은 적정 마진율을 무색케 할 정도로 변동 폭도 크다.

 

내가 정해놓은 마진율이 15%인데, 환율이 15%만 떨어져도 나는 헛장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국제 환경이란 게 오히려 드물다.

 

경제상황에 얽힌 환율뿐만 아니다. 정치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공중부양을 하면서 최루 가루를 뿌리는 기사가 해외 언론에 나갔다면 어떨까? 그건 국가이미지에 정말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몸싸움하는 나라는 정말 드물다. 내가 알기로는 대만과 한국정도 밖에 없다.

 

그래도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서로 옷을 찢고 피투성이가 되어 가며 싸우는 것을 보고, 어느 기자가 관심을 안 갖겠나? 순식간에 전 세계에 대서특필된다. 매년 일어나지만 외국에서는 여전히 보기 드문 코미디 같은 장면이다. 그리고 그들은 평가한다. 한국은 저런 나라니 만드는 물건이 오죽하겠어! 그럼 해외 세일즈에서는 바로 가격으로 나타난다.

 

싸이와 조용필이 전 세계의 문화계에 한국의 위상을 올려놓아도 추락은 더 크게 일어난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였다고 하여, 이스라엘이 북한에 대한 공격을 해야 한다고 떠들어대도 그렇다. 한국 사람이야 준전시 상황에서 50년 넘게 살아와서 간덩이가 부어 겁을 내지 않지만, 외국 사람들에게는 바로 전쟁이 터질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북한이 한참 남한에 겁을 줄 때 계약이 임박한 일이 있어서 핀란드 파트너보고 한국에 왔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겁나서 못 들어오겠다고 했다. 두바이에서 지어지는 세계 최고의 건물이 부르즈칼파가 외환사정으로 건설 중단되었을 때, 한국에서는 또 다른 외환위기를 겁내며 환율이 오르기도 했다.

 

해외 마케터는 기본적으로 국내 마케팅에 관한 사항은 알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마케팅은 사람에 관한 것이다. 내가 어떻다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가 중요하다. 그리고 마케팅 조사니, 광고론이니 하는 것들이 다 하나의 문화권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가정하고 쓰여 있다.

 

해외 마케터는 하나의 경제권, 정치권 그리고 문화권, 즉 국내 문화권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내가 상대하게 될 바이어의 문화권에서 일어나는 마케팅 현상도 알아야 한다. 미국에 물건을 판다고 하면 미국 경제 사정에 대하여 둔감하다는 것은 장사하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래도 미국은 좀 낫다. 자체 시장이 워낙 크니까 자기네가 영향을 많이 주기는 하지만, 외부로부터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변화는 좀 둔하게 일어난다. 때때로 '그럼 미국은 외국과 관계를 끊고 자기네끼리만 살자'라고 하는 말이 나올 정도는 된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지역인 일본, 유럽, 중국, 중동, 동남아시아처럼 자체 규모도 미국만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내부적으로 독립적인 경제를 이끌어갈 정도도 안 되는 나라들은 한국처럼 변화가 많다.

 

일본의 아베정권이 들어서면서 무한정 돈을 풀어댄다고 하는 데, 그럼 수출이 잘되고 국민들이 환호성을 쳐야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조용하다. 소비가 늘어나지도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해봐야 한다.

 

내가 파는 나라가 한두 나라만 되도 그 나라에 대한 신문기사는 관심 있게 보게 된다. 그런데 유럽이라는 수십개의 나라가 모인 지역에 팔고 있다? 그럼 벌써 매일 신문을 보아도 볼거리가 많아진다. 하물며 5-6개 나라에 물건을 판다

면 세계의 모든 일들이 다 나하고 연결된다.

게다가 변하기도 참 빨리 변한다. 시장에서의 유행도 빨리 변하지만, 시장 밖의 상황도 눈이 돌아갈 정도로 빠르다. 이제 노키아나 닌텐도의 몰락은 더 이상 뉴스 꺼리가 아니다. 일본이 어렵다고 엄살하던 때가 벌써 20년 다 되가는데, 이제는 오히려 한국이 걱정된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해외 마케터는 세계의 모든 일이 나하고 어떻게 연결되는 지, 그리고 그게 언제까지 지속될 지를 관심 가져야 한다. 그건 세계인으로서 지구의 모든 사람에 대한 우아한 관심이 아니라, 바로 내 주머니에 떨어질 달러와 원화와의 관계에서 실감이 난다. 내 주머니가 두둑해질지, 홀쭉해질지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 달려있다.

세계적 관심사를 나와 연결시키는 방법을 알아보자.
1. 일단 관심사는 뉴스에 우선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2. 관심 환율의 추이는 그래프로 기억해두면 상상이 쉽다
3.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돈을 빼는 지 넣는 지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
4. 제품의 원가 및 목표 마진율을 적용한 기준 환율과 현재의 환율을 항상 비교 한다.
5. 관심 지역의 기사가 나면 나름대로 상황을 정리해보고 환율을 예측해본다.
6. 상황이 더 깊어진다면 어떻게 할지 대응책을 상상해본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17/05/2017051032392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