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원고쓰기

중간재도 좋지만 완제품 대중국 수출에 힘써야 한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흑자 폭의 감소가 매우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대일본 무역흑자나 대미국 무역 흑자와 비교하여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일본과의 무역에서는 200억달러 내외의 적자,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200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꾸준히 내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대일본, 대중국 그리고 대미국 주요 수출 품목은 산업재/기술재이다. 문제는 대중국 무역흑자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지난 8.4KIEP에서 발간한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변화와 시사점에 의하면 대중국 무역수지는 199312억 달러로 흑자 전환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3년에는 628억 달러로 확대되었으나 2016년에는 375억 달러로 대폭 축소되었다. 한중 교역 대비 흑자 비율도 199313.5%에서 2004년에는 25.4%, 2013년에는 27.4%로 확대되었으나 2016년에는 17.7%로 대폭 줄었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흑자 축소는 중국의 수입대체 추진과 가공무역 규제 재중 한국기업의 현지 생산 및 조달 강화 중국의 수입구조 변화와 한국의 수출상품 연계성 약화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대중국 수출이 크게 둔화된 데 기인한다고 하였다.

 

돌이켜 보면 한국이 수출드라이브를 걸고 산업이 발전할 때와 비슷하게 중국이 움직이고 있다. 우리도 일본에서 들여오는 산업재, 소비재를 국산화하면서, 주로 기술도입에 집중하였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산업재나 기술재들이 국산화되었고, 소비재 특히 내구소비재는 삼성과 LG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적이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업이 되었다. 실제로 이제 소비재와 상당부분의 산업재에서 일본을 뛰어넘었다. 그럼 중국은 한국처럼 삼성, LG 그리고 현대같은 기업들이 나오면서 한국의 기술 산업을 넘어설 수 있을까? 그건 중국의 문제이기도 하면서 또한 한국의 문제이기도 하다. 중국이 따라오는 속도보다 우리가 더 빠르게 움직인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앞서나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하여는 현재의 주요 산업과 미래 산업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철강산업이 미국주도에서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넘어왔고, 자동차가 독일-미국-일본-한국으로, 조선이 미국-영국-일본-한국으로, 휴대폰이 미국-핀란드-미국/한국 경쟁으로 넘어왔다. 이처럼 한국이 여러 산업에서 선진국을 뛰어넘을 수있던 것은 바로 속도이다. 일본이 미국, 영국, 독일 등과 대등해지는 기간보다 한국이 일본과 넘어서는 기간이 훨씬 짧았다. 하기야 근현대 100여년을 빼고 한국은 언제나 일본에 문화를 전달해주는 우월한 입장이었음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기도 한다.

 

그런데 중국이 한국만큼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까? 13억이라는 인구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중국은 앞이 빠르게 움직인다고, 뒤도 같이 움직일 수 있는 인구나 지리적 구조가 아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작고 민첩함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그 중에서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일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일본의 지나치게 기술 우위적 사고방식은 완제품 판매의 중요성을 망각했다. 현재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완제품이 아닌 부품, 중간재위주이다. 그러니 일본이 한국의 삼성이나 조선회사들의 원청회사의 하청 생산업체의 모임이 돼 버렸다. 시장은 완제품회사가 지배하지 부품회사가 지배하지 않는다.

 

현재 한국의 대중국 수출 80%이상이 중간재인 생활화학제품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패널 제조 장비 분야가 새로운 대중 흑자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중국보다 기술적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제품은 소비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실제 소비자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것은 완성품이다. 언제든지 경쟁자가 생기거나 다른 이유가 생겼을 때 다른 중간재 제조사로 공급선을 바꿀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 중간재 수출을 강화해야하는 것도 맞지만, 화장품. 패션제품. 식료품. 드라마. 영화. 자동차. TV등 완제품의 수출도 더욱 노력해야 한다. 만일 일본처럼 기술우위 주의에 빠져 완제품의 중요성을 망각한다면, 완성품 판매사가 요구하는 대로 만들어야만 하는 하청국가로 전락하고 만다. 어째서 여전히 나이키, 아디다스, 벤츠, BMW, 샤넬 등등의 브랜드력 있는 회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지 다시금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17/08/2017080933256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