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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환경

[무역환경] 무역적자, 미국이 감당해야 하나?

무역적자, 미국이 감당해야 하나?

 

 

 

미국 트럼프대통령은 미국의 대외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선포하였다. 그만큼 미국의 무역적자는 심각하다. 무역협회의 미국 수출입 통계에 의하면 2017년 미국의 무역 적자는 7962억 달러로, 2008(8000억 달러)이후 최대치이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의 무역 적자를 누계해보면 7721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무역적자가 문제가 되자 미국의 공식 정부 통계에서는 매년의 무역 적자는 발표하지만, 전체 미국 무역 적자 누계는 발표하지 않는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이 문제가 크다는 걸 상징하기도 한다. 만일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당연히 미국 무역적자는 지속될 것이고, 이는 세계가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물론 미국 무역적자를 지난 수십 년간 유지해온 미국도 나름대로 취하는 이득이 있다.

 

 

세계를 위해서

매년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를 보는 미국으로서는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미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들이 쌍수를 들어 반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모두들 달러를 벌어들여야 자국 경제를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미국도 자국의 무역적자가 이렇게 커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미국이 대공산권 국가에 대항하려 비공산권 국가의 경제력을 강하게 하려는 이유도 많이 작용했을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세계 GNP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던 적도 있을 만큼 규모가 컸고, 사정도 넉넉했다. 2차 대전이후 한 동안은 오로지 미국만이 다른 나라를 도와줄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미국은 타국 제품의 수입에 너그러웠다. 2차 대전이후 세계는 미국의 달러를 먹고 컸다고 볼 수있다. 자국의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미국에서 달러로 차관을 들여와야 했고, 그 차관으로 미국에서 만들던 물건을 카피해서 만들고, 그 물건을 미국에 수출해서 달러를 들여와 빚을 갚고 재투자하였다. 1970년대 이후로 세계 경제가 급격히 팽창하면서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미국의 달러화 공급이라고 볼 수있다. 만일 세계의 화폐공급국인 미국이 금본위제를 유지하였다면 무역의 규모가 이처럼 커질 수는 없었다. 한국, 대만, 일본이 그렇게 발전시켰고, 현재는 중국이 그런 식으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과 미국 이외의 국가 간에는 언제나 무역수지 불균형이 존재했다. 브레튼우즈체제가 붕괴되고, 이후 금본위 제도가 폐지된 이후 미국이 달러를 금보유량에 제한받지 않고 찍어야 했던 이유도 전 세계가 미국의 달러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달러를 공급해야 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경제는 달러라는 기축 통화의 유동성을 공급받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대미 수출국들은 고의적으로 자국의 통화를 저평가 시켜 미국산 제품대비 가격 경쟁력을 월등하게 높였다. 뿐만 아니라 관세율을 높이는 관세 장벽은 물론이고, 노골적으로 외국 제품 수입금지하는 중상주의 정책과, 국산품 애용과 같은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세워 자국의 유치산업을 보호했다. 이러한 정책은 구소련이 무너지고, WTO(세계무역기구)가 설립되기전 까지만 해도 미국이외의 국가에서는 용납되었었다.

 

 

미국을 위해서

미국은 과거에는 한국이나 대만등과 같은 저임금, 저개발 국가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매우 저렴한 국가에서 수입하였다. 그리고 현재는 중국이라는 더 거대한 공장국가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소비재들을 수입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세계의 수입국가로서, 신흥국들은 대미국 수출국가로서 자리매김을 한 이후로 양 국가들은 경제가 발전하고, 물가가 안정되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발생하기 시작한지 30여년이 흘렀고, 그로인한 미국 달러화의 발행도 수조 달러는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없이 소비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저렴한 외국의 생산력이 있어서 미국은 생산에 한정된 경제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어느 나라보다 자유롭게 기술 개발전과 금융산업의 개발에 전념할 수 있었다. 제조업에 필요한 인력을 서비스 산업에 투입할 수 있었다. 실제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엄청나기는 하지만 그 중 상당부분은 서비스수지와 기술개발로 생산된 지적재산권의 형태로 미국으로 재유입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역적자가 100% 미국에 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미래도 미국 적자로 발전할 것인가?

트럼프가 촉발시킨 무역전쟁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세계도 좋고 미국도 좋은 점이 있는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의도이다. 사실 시기적으로도 맞거나 어쩌면 늦은 감이 있는 조치이다. 아무리 미국이지만 무한정하게 자국 달러의 해외 유출을 감당하기 어렵고, 세계 경제도 미국이라는 유일한 화폐 공급국, 무역 적자국에 의존해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없다. 미국달러라는 기축통화의 역할은 이미 수십년을 했고, 미국은 충분히 감당했다. 어쩌면 너무 많은 달러를 공급했기 때문에 문제가 이제야 터졌다고 볼 수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앨런 그린스펀이 FRB를 이끌며 시행했던 양적 팽창의 부작용이 나타날 시점이 한참 지났다.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지나치게 공급된 달러 유동성을 완화시켜야 한다. ‘양적 팽창이 지나쳐 세계 어느 나라나 화폐금융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재화와 화폐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균형이 이루어지고, 그 점에서 가격이 정해진다는 경제학의 기초 이론도 소용없어진지 오래다. 왜냐하면 이제 화폐는 달러든, 엔화든 유로화든 위안화든 무한히 공급되기 때문이다. 두 차례에 걸친 금융위기에서 보았듯이 지나치게 미국 의존적 세계 경제는 순식간에 무너질 위험이 커졌다. 따라서 세계의 모든 나라가 미국에게 무한정한 무역적자를 감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서로에게 좋지 못하다. 하지만 부시, 클린턴, 오마바 등이 시행했거나 시도했던 많은 무역적자 축소 지향의 정책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그리고 미국 내부로부터 비난을 받고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그리고 그 비난의 대부분은 미국 소비자들이 비싼 값에 물건을 사야 한다라는 논리였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 질문해봐야 할 때가 왔다.

 

- 미국은 어떻게, 언제까지 무역적자를 감당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