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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환경

[무역환경] 미국은 무역적자를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미국은 무역적자를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1975년 이후 미국은 단 한 차례도 무역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으니 무려 40년이 넘도록 계속해서 적자를 보아온 셈이다. 201710월 말 UN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 연방의 부채는 20조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이는 전 세계 부채의 30%에 달하고, 미국 GDP107%로 세계 최대의 채무국이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 해인 지난해(2017) 미국의 무역적자가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해서 566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787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2008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이며, 전년도인 2016년 보다 12.1% 증가하였다. 2017년도 미국 수입액은 전년 보다 6.7% 증가한 29천억 달러를 기록했고, 수출은 5.5% 늘어난 23천억 달러였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적자는 전체 무역적자의 절반을 웃도는 3752억 달러를 기록했고, 전년 보다 8.1% 증가했다. 그렇다면 미국이 이런 적자를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1. 외국이 계속 국채 매입해 줄 때까지

미국의 국채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이유는 바로 미국 달러표시 국채가 현존하는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금융위기가 일어나도, 전쟁위기가 일어나도 세계 어디서나 미국 달러화는 금만큼이나 안전한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심지어는 가장 폐쇄적이고 미국에 적대적인 북한에서도 달러화는 통용된다고 한다. 남들이 볼 때 미국의 무역적자가 20조 달러에 달하면 당연히 미국 경제는 무너지고 달러표시 국채는 휴지 값만도 못해야 정상이지만, 경제적 상식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어리둥절해야할 상황이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2007년에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는 미국의 TOP 10에 드는 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인 뉴센추리 파이낸셜과 아메리칸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AHMI)사와 같은 대형 회사들이 힘없이 무너졌고, GM, 포드와 같은 자동차 회사도 정부의 도움이 아니면 파산할 뻔했다. 기업 뿐만 아니라 러시아, 대한민국, 태국 영국과 같은 나라도 헤지펀드의 공격에 나라마저 파산지경에 이르는 일이 흔하게 일어났다. 그러다 보니 미국 국채의 투자 매력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전 세계의 경제를 이끌어가고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미국 정부가 망하면, 세계 경제도 망한다. 그러니 역설적으로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미국 국채가 가장 안전한 자산이 될 수 밖에 없다. 달러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금을 꼽고 있기는 하지만, 금은 환금성, 보관성 그리고 유통성에서 미국 국채보다 떨어진다. 미국의 경제가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안전하다는 생각이 세계를 지배하는 한 미국 국채의 매입은 앞으로도 한동안은 매력적인 자산 투자처로서 역할을 계속하게 된다.

 

2. 미국이 국채 이자부담을 감당할 때까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를 약간 상회하고,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3%에 약간 못 미치고 있다. 이자율로 따지면 매우 낮은 편이라고 볼 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는 세계의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들이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도 1분기 장단기 국채 발행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이 국채 발행을 늘리는 것은 금융위기로 침체를 맞았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재무부가 1분기 장기물 국채 발행액을 660억달러로 한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재무부가 2분기에도 420억달러 규모로 국채를 발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국채 이자 부담은 어떻게 할까?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재무성 채권은, 발행 당시 만기가 1년에서 10년에 해당하는 국채이다. 반기에 한 번, 혹은 1년에 두 번 이자지급을 하며, 만기에 원금을 받는 구조이다. 2018년 현재 10년 국채 이자율 2.743%로 잡으면 12조 달러에 대한 이자를 매년 지불해야 한다. 그럼 이자액만 해도 연간 3292억 달러 (329.2조원, /달러 환율 1000원일 때)에 달한다. 아무리 미국이지만 이 정도의 이자 부담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물론 또 다시 국채를 발행하여 이자를 갚겠지만, 그렇게 하면 이자는 복리로 커져간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미국으로서는 무역이자를 줄이고, 국채 부담을 줄여야 할 시간적 급박성은 높아만 가고 있다.

 

3. 미국의 서비스 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가 지속될 때까지

미국의 무역적자가 크기는 하지만 서비스 무역, 지적재산권 무역 면에서는 다른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2016년 기준 미국의 대세계 상품수지는 7,525달러 적자인 반면 서비스 수지는 2,477억 달러, 소득수지는 1,732억 달러의 흑자를 각각 기록하여 상품무역에서 발생한 적자를 서비스무역 등 타 부문에서 상당부분 상쇄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 수지 흑자는 200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무역수지적자의 1/3까지 메우고 있다. 외국인의 대미국 투자에서도 미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국가이다. 미국 상무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16년 미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4658억달러의 순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2012 2014년 기간 동안 연간 2000억 달러의 연간 대미 투자 유입액의 두 배이상이다. 2015 2016년에 들어온 대미 투자액은 20153.3조 달러, 20163.7조 달러에 달했다. 이처럼 미국이 외국기업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는 이유는 대규모 소비자 기반, 생산적인 노동력, 혁신 및 법적 보호를 장려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를 들 수 있겠다. 현재 미국의 강점으로 들 수 있는 서비스 산업과 미국의 소비 시장이 외국인의 돈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고 있고, 이로 인한 무역적자의 상당부분을 메우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때까지 미국의 적자는 상당히 버틸 여력이 있다고 할 수있다.

 

4. 미국이 기축통화 자리를 유지할 때까지

미국이 100달러짜리 한 장을 찍어내는데 드는 비용은 U$0.96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U$99.04달러는 남는다. 찍으면 찍을수록 남는게 달러이다. 종이 화폐를 유통하는 모든 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한국은행에서 1만원 권을 찍어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는 작기 때문에 돈을 찍어도 한정된 수량이상 찍으면 금방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경제가 무너진다. 반면에 미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달러를 찍는다. 우선 미국 자체만도 수십조 달러 정도는 찍어도 된다. 그런데 중국이라는 나라가 새로 생겼다. 미국 시장이 소비할 만큼 찍은 달러를 감당할 만한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다. 그보다 크지는 않지만, 유럽, 일본, 한국, 영국, 인도등의 나라들도 달러를 보유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도 상당 기간은 미국은 달러를 찍어가면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중국이 국채를 팔 테니 달러를 달라고 하면 미국은 달러를 찍어서 주면 그만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1조달러어치 국채를 달러로 바꾸어 달라고 하면, 그냥 1조달러짜리 지폐를 만들어서 주면 그만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미국의 무역적자는 미국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 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세계가 미국의 달러 화폐 발행량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 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말 세계는 미국 무역적자를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