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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과 문화

"한류서 민족주의 빼야" 박진영 하버드대 기조연설

 

 

"한국 문화상품에 한류(韓流)라는 국가 라벨(상표)을 꼭 붙일 필요가 있습니까?"

아시아를 넘어 세계 스타로 발돋음한 '비'를 키워낸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JYP 엔터테인먼트 대표.35)씨가 한류의 정체성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그는 한국의 정치권과 언론이 한류를 띄우면서 지나치게 민족주의를 강조 이제는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로부터 반감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오는 16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행정대학원)에서 열리는 포럼 '아시아의 한류(Hallyu Korean Wave in Asia)'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행사를 앞둔 박씨가 지난 5일 맨해튼 하버드클럽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한류에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가.

"안티(anti) 한류가 생기면서 일하기 힘들더라. 일하면서 피부에 와닿게 느낀 적이 몇번 있었다. 주변 국가들에서 한류에 대한 반감도 있었다. 이게 위험하고 문제가 될 수 있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한류를 민족주의를 강화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언론에서는 '일본 정벌' '중국 정복' 식으로 쓰니 외국에서 반(反) 한류 기류가 형성되는 것이다. 최 전선에서 뛰는 사람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뀌고 있다. 그냥 음악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다. 처음에는 한류인지도 모르고 달렸다. 자연스럽게 한류라는 이름이 붙었고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러다보니 (외국에서)거부감이 생기는 것이다. 정치권이나 언론이 도와준다고 하면서 (반대로)최악의 짓들을 했다. 한류라는 이름에서 '한'자를 빼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이다. 한류라는 말 자체가 민족주의적인 것을 자꾸 자극시키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 공연때 '비'가 중국 전통 옷을 입고 쿵푸를 접목시킨 춤을 추었다.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다. 국내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사람이 왜 쿵푸를 결합한 춤을 추느냐고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그래서 이걸 바꿔야 하나 고민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대로 진행했다." 



-그렇다면 한류는 어떻게 진화해야 한다고 보나. 

"소비자들은 앞으로 한류에 대해 당연히 싫증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의 한류는 동아시아를 무대로 했지만 앞으로의 한류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를 무대로 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류는 음악 드라마 연예인 등 프로덕트(제품)를 수출하는 것이었지만 미래의 한류는 시스템으로 나가야 한다. 음반회사 드라마 회사 현지 매니지먼트 회사가 나가야 한다. 다시 말하면 컨텐트 중심에서 시스템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글로벌한 주제로 승부를 보자는 얘기인데 한국적인 주제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2년전 내가 처음 미국에 갈때 주변에서 모두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LA의 아는 친구 신혼집 방 한칸 얻어서 초라하게 시작했지만 불과 3년만에 빌보드 톱 10에 들어가는 음악을 한곡도 아니고 3곡이나 팔았다. 한국에서 왔다는 선입관을 깨기 위해 작곡가로서의 내 이름도 JY라는 이니셜만 사용했다. '한국 사람은 탈춤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나는 그 반대로 승부해서 성공했다. 인도 사람이 프랑스 요리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출처 :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453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