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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환경

중국의 외교가 궁금하다

중국의 외교가 궁금하다

 

 

 

 

사드보복이 갈수록 더 하는 느낌이다. 일단 롯데. 신세계의 유통업계가 고사 직전이고, 아모레 퍼시픽, 올리브 영의 화장품의 수출세가 반 토막 났다. 그러면서도 중국에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일 뿐 정부에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발뺌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라고 농담도 하면서, “사드 배치 완료 순간 한국은 북핵 위기와 강대국 간 다툼에 개구리밥이 될 것이라고 협박도 했다.

 

그런데 정작 북한에는 이렇다 할 보복이나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냥 형식상 비난과 주중국 북한 대사를 불러 항의할 뿐이었다. 잘했다는 건지, 잘못했다는 건지 도대체 모호한 행동을 한다.

 

일본은 요즘 중국의 대 한국 사드보복에 좀 신이 난 것 같다. 한국으로 오던 관광객이 일본으로 몰리고, 한국 차 사던 사람들이 일본차를 산다고 한다. 일본 혼다자동차 매장을 불사르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인데 오히려 일본을 통해서 한국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영토 분쟁에 한국이 어부지리를 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완전히 거꾸로 이다.

 

어떻게 보면 남한-북한-일본을 손에 놓고 놀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이 미우면 일본에 경제보복을 하고, 북한이 미우면 북한에 수출을 줄이고, 남한이 미우니 사드보복을 해댄다. 마치 중국의 유명한 삼국지를 보는 듯하다. 그 삼국지 안에서 의리와 우정을 강조하는 대목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관우와 장비 정도. 그들도 자신들보다 아랫것들에는 별로 관용이 없었다. 장비의 죽음이 그들의 협소한 의리를 보여준다. 아마 중국의 고위 관리층에 속하는 환구시보의 기자들에게는 동북아 3개 체제 (남한-북한-일본)가 자기 네 손 안에서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보다. 그래서 지금 중국은 그 3체제를 가지고 저글링 하는 것처럼 환구시보는 쓰고 있다.

 

그런데 좀 지나면 한국과 일본의 협력 관계가 깊어질 것이라는 기사가 나올 것이다. 중국이 그동안 북핵문제에 북한 편을 들었고, 실제로 이제 북한은 한국-일본을 위협하는 수소폭탄을 가졌으니, 두 나라가 이에 대응하는 힘을 가지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리고 이미 일본은 중국과 별로 친하지 않은 인도와 더 친 하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는 일본-인도-미국 신3각 동맹을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 분쟁이 풀리지도 않는다. 지금이야 한국에 오는 항공편을 줄이고, 일본가는 항공편을 늘렸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 지는 두고 봐야할 듯하다. 일본이 지금처럼 반 중국적인 외교를 해간다면, 중국은 또 무슨 보복을 일본에 할까? 한국처럼 관광객을 금지할까? 같은 레퍼토리를 두 번하면 재미없으니, 다른 수단이 있을까? 한국과 일본에 동시에 경제 보복하는 조치를 할 수 있을까? 한다고 해도 중국에 별다른 이익이 생기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이 일본에 보복조치를 하면 일본 사람들이 한국 물건을 중국 물건대신 더 많이 사고, 한국 사람이 일본 물건을 더 많이 사는 일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이제 한국이나 일본은 서로가 필요로 하는 소비재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중국의 대체 생산지로 부각되고 있는 베트남이나 태국이 이익을 볼 것 같다. 하지만 한일 양국간에 관광객은 지금보다는 더 많이 서로 교환하게 된다. 중국이 이렇게 마구 주변국에 경제 보복을 쏴대는 것은, 자국 경제의 거대함을 믿기 때문이다. 한국하고 경제 관계가 틀어져도, 일본과의 경제 관계가 틀어져도, 인도와의 경제 관계가 틀어져도 거대한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자신감이 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경제와 동시에 틀어졌을 때는 만만치 않은 규모가 된다. 정말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자국 경제를 갉아먹는 정책을 지속할지 의문스럽다.

 

어떤 때 보면 중국은 북한이나 남한에 대한 무슨 거창하거나 소소한 전략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무슨 전략이 있다면 그래도 어느 정도의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만, 그냥 북한을 옹호하고, 남한을 미워하는 것 말고는 어떤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까지 한국을 홀대할 거면 뭣 하러 북한의 김일성과 척을 지면서 까지 남한하고 수교를 맺었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그냥 북한하고만 친하게 지내도 이렇게 까지 북한하고 적대적이거나 남한하고 보복할 정도로 사이가 나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 남한도 굳이 중국하고 수교하느라 오랜 친구였던 대만을 섭섭하게 하는 일을 없었을 것이다. 요즘 사정을 보면 꼭 북한하고 아주 친하지만도 않은 듯하다. 그렇다고 남한하고 친해지려고 하지도 않는다. 북한과의 관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요즘 모양새를 보면 중국은 남한과 북한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북한에 충분한 영향력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고, 그렇다고 관계를 멀리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남한은 서로 충분히 중요한 경제 파트너임에도 불구하고,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주저치 않는다. 일본하고는 아주 적대적이 드니만, 요즘 보면 한국보다는 나아 보인다.

 

어찌 보면 중국은 동북아시아에 대한 특별한 전략을 세운다기 보다는 그때그때 대응하는 것 같다. 아슬아슬하게 동북아 3체제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모양 세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환구시보같은 관영 매체가 저렇게 말을 막할 리도 없다. 남한을 통해 북한을 견제하는 건지, 북한을 통해서 남한을 견제하는 건지, 아니면 남북한을 통해서 일본을 견제하는 건지, 아니면 미국이 동북아에 영향을 미치는 게 싫어서인지, 애매모호하다. 모호함이 전략적 수단으로 삼고 있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지금의 중국 외교가 전략을 가졌다기 보다는 자신도 당황해하며, ‘그때그때 달라요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앞으로 한--일이 정말로 군사 동맹을 더 강화하면, 중국의 대일본 보복 수단이 무엇일지도 궁금해졌다. 하기는 할까? 그 때도 사드보복을 계속해서 할까?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17/09/20170913335270.html#